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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은 매년 국민과 함께하는 문화행사로 다양한 참여형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최근 눈길을 끈 것은 바로 ‘국중박 분장대회’입니다. 2025년 대회를 통해 참가자들이 우리 문화유산을 직접 표현하며 예술적 감각을 뽐냈고, 그 결과 황오동 금귀걸이, 호작도, 고려청자 등 다양한 문화재가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되어 대중과 만났습니다. 본문에서는 이번 대회의 우수작품, 문화유산이 지닌 의미, 그리고 대중 참여가 가진 가치에 대해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우수작품 : 창의적 표현의 향연
이번 2025 국중박 분장대회에는 총 83명이 참가했으며, 이 가운데 10명이 우수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단순히 분장을 잘한 것을 넘어, 우리 문화유산의 상징성과 역사적 배경을 창의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대표적으로 화제가 된 것은 신라 유물인 ‘경주 황오동 금귀걸이(보물 제2001호)’를 온몸으로 형상화한 분장이었습니다. 화려한 금장식을 전신 코스튬으로 표현해 시각적 임팩트를 더했으며, 신라인들의 장신구 미학을 현대적으로 되살려냈습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분장이 아니라, 과거의 아름다움이 현재에도 충분히 감각적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습니다.
또 다른 화제작은 ‘호작도’였습니다. 호랑이와 까치가 함께 등장하는 이 민화는 한국인의 기상과 해학을 담은 그림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참가자는 이를 실제 퍼포먼스로 구현했습니다. 호랑이 분장을 한 참가자가 까치로 분장한 이들과 어울리며 전통 민화의 서사를 그대로 무대 위에 옮겨 놓은 듯한 장면을 연출해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외에도 ‘고려청자’, ‘석조약사불좌상’ 등 우리 문화재를 모티프로 한 작품들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고려청자는 푸른빛을 의상 소재로 재현했고, 불상은 금빛과 단아한 자태를 의상과 퍼포먼스로 표현했습니다. 이러한 창의적인 시도들은 문화재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동시에, 예술적 상상력이 얼마나 다양하게 발휘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문화유산 : 역사와 예술의 연결고리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의미는 단순한 분장이 아니라, 우리 문화유산을 대중적으로 알리고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입니다.
예컨대 황오동 금귀걸이는 신라 시대 귀족 여성들이 착용하던 장신구로, 당시의 세련된 미적 감각과 장인정신을 잘 보여줍니다. 이러한 유물이 단순히 전시관 유리장 속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참가자의 창의적 해석을 통해 대중과 재회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가치가 부여됩니다.
또한 ‘호작도’와 같은 민화는 서민들의 생활과 희망을 담아낸 예술입니다. 까치와 호랑이가 함께 있는 그림은 복과 길상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어, 한국인의 삶과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이번 대회에서 호작도가 살아 움직이는 퍼포먼스로 재탄생하면서, 전통 민화가 지닌 상징성이 한층 더 친근하게 다가왔습니다.
문화재는 단순히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현재와 이어지는 다리입니다. 고려청자의 청아한 색감, 불상의 평화로운 표정, 민화의 해학적 요소 모두가 오늘날에도 예술적 영감을 주며, 창작 활동의 원천이 됩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우리는 역사 속 유물이 어떻게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될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대중참여 : 문화 향유의 새로운 방식
이번 분장대회의 또 다른 가치는 바로 대중 참여형 행사라는 점입니다. 과거 박물관은 다소 엄숙하고 정적인 공간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국민 누구나 문화유산을 직접 체험하고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참가자들은 단순히 의상을 입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문화재의 역사적 의미를 탐구하며 표현 방식을 고민했습니다. 이는 문화재를 단순히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내 것으로 만들고 즐기는 과정’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 참가자들에게는 교육적 효과가 컸습니다. 교과서 속 유물이 현실 속 체험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관람객들 또한 큰 호응을 보였습니다. 단순히 전시품을 보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캐릭터처럼 움직이는 문화재를 접하면서 더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이는 박물관이 단순히 유물을 보관하는 곳을 넘어, 소통과 체험의 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러한 참여형 행사를 더욱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는 국민이 문화재를 단순히 보존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을 넘어, 함께 즐기고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입니다.
2025 국중박 분장대회는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문화유산을 현재와 연결하고 대중과 소통하는 장이 되었습니다. 황오동 금귀걸이, 호작도, 고려청자, 불상 등 다양한 유물들이 참가자들의 상상력과 결합하여 새로운 예술적 형태로 탄생했습니다. 이는 우리 문화재가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음을 증명합니다.
국민이 직접 참여하여 문화유산을 체험하고 재창조하는 과정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 문화 향유의 폭을 넓히고, 역사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킵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더 많은 국민이 박물관과 유물에 관심을 가지고, 나아가 창의적 방식으로 우리의 문화유산을 이어가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