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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가을철 바다낚시 활동 증가에 맞춰 복어류 섭취와 취급에 대한 주의보를 발표했습니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 연안에서 평상시 보기 드물었던 독성 어종인 '날개쥐치' 등의 출현이 보고되면서 일반인이 함부로 만지거나 섭취하는 행위는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습니다. 복어류의 독성 기전과 치명성, 기후변화로 인한 어종 분포 변화, 안전한 섭취 및 조리 기준, 응급 시 대처법과 예방 수칙 등을 종합적으로 정리합니다.
복어 독성의 위험성과 기전
복어류는 전 세계적으로 약 120여 종이 분포하며, 그중 다수가 강력한 신경독소인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 TTX)을 함유합니다. 테트로도톡신은 신경세포의 나트륨 통로를 봉쇄하여 신경전달을 차단하고 근육 수축 및 호흡을 제어하는 신경계 기능을 마비시킵니다. TTX의 독성은 매우 강력하여 미량 섭취만으로도 입술과 혀의 저림, 구토, 어지럼증, 점차적인 운동 마비, 호흡 곤란을 초래할 수 있으며 심하면 호흡 정지로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특히 테트로도톡신은 열에 안정적이어서 보통의 가열 조리로 제거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익히면 안전하다'는 일반적 믿음은 통하지 않으며, 독소의 존재 여부는 외형상으로 판별이 불가능합니다. 독소는 알, 간, 내장, 피부에 고농도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아 손질 과정에서 교차오염이 발생하면 식용 부위로 확산될 수 있습니다.
국내 상황 : 식용 허용종과 법적 규제
대한민국에서는 복어의 식용과 유통에 대해 엄격한 규제가 적용됩니다. 식약처는 식용으로 허용되는 복어 종을 제한하고, 복어의 조리와 판매를 위해 국가에서 정한 복어 조리 자격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식용이 허용된 종은 참복, 황복, 흑복 등 일부에 한정되며, 총 허용 종수는 제한적입니다. 허가받지 않은 종을 잡아 판매하거나 제공하는 행위는 불법이며, 이를 어길 경우 행정처분 또는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복어 유통은 지정된 전문 업체와 인증 절차를 통해서만 이루어지도록 관리되고 있습니다. 이는 독성 제거가 불가능한 특성상 사전 예방과 통제만이 가능한 실무적 대책이기 때문입니다.
기후변화와 어종 분포 변화 : 날개쥐치의 출현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수온 상승은 해양 생태계의 어종 분포를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열대·아열대성 어종이 과거보다 북상하는 현상이 관찰되며, 우리 연안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최근 제주도 남부 연안 및 남해안 일대에서 보고된 날개쥐치는 기존에 흔히 관찰되지 않던 어종으로, 외형이 식용 가능한 쥐치류와 혼동되기 쉽습니다.
날개쥐치는 겉보기로는 일반 쥐치와 유사할 수 있으나 테트로도톡신을 함유하는 경우가 있어 생포 직후 바로 섭취하거나 맨손으로 만지는 행위는 위험합니다. 낚시인과 일반 시민들이 체감하기 쉬운 문제는 '생김새에 의존한 식별'의 한계로, 전문가가 아닌 경우 안전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식약처는 특히 가을철 낚시 성수기에는 잡은 어류를 함부로 취급하거나 섭취하지 말고 지역 보건소나 관할 기관에 문의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복어 중독의 임상 증상과 응급 대응
복어(테트로도톡신) 중독의 증상은 섭취 후 수십 분에서 몇 시간 내에 발현될 수 있으며 진행 속도가 빠를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증상 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 초기 증상 : 입술 및 혀의 저림, 혀끝 무감각, 가벼운 구토·메스꺼움, 어지러움.
- 중등도 증상 : 말하기 장애, 삼킴 곤란, 손발의 감각 저하, 근력 약화, 복통.
- 중증 증상 : 전신 근력 저하, 사지 마비, 폐쇄성 호흡 곤란, 의식 저하, 혈압·심박수 변화.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119에 연락하거나 인근 응급의료기관으로 이송해야 합니다. 현재로서 테트로도톡신에 대한 특효 해독제는 없으므로 치료는 대증요법(호흡 보조, 인공호흡기 사용, 혈역학적 안정화 등)에 의존합니다. 신속한 기도 확보와 호흡 유지가 생존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므로 즉각적인 응급처치가 필수적입니다.
사례와 통계 : 복어 중독 사고의 현실
국내외에서 보고된 사례를 보면, 복어 중독은 주로 비인가 종 섭취, 개인이 직접 손질한 경우, 또는 부적절한 유통·보관에서 발생합니다. 식약처 및 보건 당국 자료에 따르면 과거 수년간 계절적·지역적으로 중독 사고가 보고되었으며, 일부는 중증이나 사망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사고는 대부분 예방 가능한 유형으로 분류되며, 규정 준수와 교육을 통한 사고 감소가 가능하다는 점이 강조됩니다.
안전한 복어 섭취를 위한 권고 사항
식약처와 관련 전문가들이 권고하는 안전 수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일반인은 절대 복어를 직접 손질하거나 섭취하지 말 것. 반드시 자격을 갖춘 조리 전문가에게 의뢰.
- 낚시로 잡은 어류는 전문가가 식용 여부를 식별할 때까지 섭취를 금할 것. 의심스러운 경우 관할 보건소나 해양수산 관련 기관에 문의.
- 복어를 취급·유통하는 업소는 국가 인증과 허가를 확인하고, 소비자는 인증마크와 조리사의 자격증 유무를 확인할 것.
- 냉동 제품을 구매할 때는 첨가된 당류(시럽) 여부 및 유통기한, 보관 상태를 확인하여 불량 제품을 피할 것.
- 테트로도톡신 중독 의심 시 즉시 응급의료기관 방문 및 119 신고. 환자와 접촉한 사람은 구토물 등 오염물질을 만질 때 장갑을 착용할 것.
낚시인과 해양 활동가를 위한 실무적 안내
가을철 바다낚시가 성행하는 시기, 낚시인들이 지켜야 할 실무적 수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잡은 어류의 종류가 확실히 식용 가능한 종인지 확인되지 않으면 절대 집으로 가져가지 말 것.
- 잡은 어류를 손질할 때는 비닐장갑을 착용하여 손가락 상처나 피부 노출을 막을 것. 손질 후에는 비누로 충분히 손을 씻을 것.
- 지역 어업·수산 기관이 제공하는 안내판이나 공지사항을 주기적으로 확인하여 유해 어종 출현 경보를 숙지할 것.
- 현장에서 누군가 중독 증상을 보이면 즉시 구조 요청 및 환자의 의식·호흡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시 심폐소생술(CPR)을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
공공 정책과 향후 대책
기후변화에 따른 어종 변화는 단기적 정책만으로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정부와 관련 기관은 다음과 같은 중장기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 모니터링 강화 : 연안 생태계 조사와 유해 어종 출현 감시를 강화하여 조기 경보 시스템을 운영.
- 교육·홍보 : 낚시인, 유통업자, 일반 시민 대상의 복어 안전 교육과 홍보를 확대.
- 유통 관리 강화 : 불법 유통 단속과 허가업소 중심의 공급망 관리 강화.
- 연구 지원 : 테트로도톡신 검출 기술 및 해독 연구, 독소 발생 기전 규명 등 과학적 연구 지원 확대.
자주 묻는 질문(FAQ)
Q1. 날개쥐치와 일반 쥐치는 어떻게 구분하나요?
A1. 겉모습으로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반인 판단은 위험합니다. 전문가의 식별이 필요하며, 구별이 불명확한 경우 절대 섭취하지 마십시오.
Q2. 복어를 익혀서 먹으면 안전한가요?
A2. 테트로도톡신은 열에 안정적이어서 가열로 제거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익혀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Q3. 복어 중독이 의심되면 무엇을 해야 하나요?
A3. 즉시 119에 신고하고 응급실로 이송하십시오. 가능한 경우 섭취한 음식의 일부를 같이 가져가 의료진에게 증거로 제시하면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복어류는 역사적으로 고급 식재료로 사랑받아 왔지만, 그 이면에는 강력한 신경독소로 인한 치명적 위험이 존재합니다. 특히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 연안에 출현하는 날개쥐치 등 신종 또는 비정상 출현 어종은 일반인의 혼동 가능성을 높여 사고 위험을 가중시킵니다. 식약처의 권고처럼 복어는 반드시 자격을 갖춘 전문가만이 손질하고 조리해야 하며, 일반인은 잡은 어류를 섭취하거나 무단으로 유통시키는 행위를 삼가야 합니다.
가을 바다낚시 시즌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소중한 생명을 지키시길 바랍니다. 의심되는 어종 출현 시에는 즉시 관할 기관(지방자치단체 해양수산부서, 보건소 등)에 신고하고, 복어 관련 안전 안내를 숙지하여 안전한 해양 활동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