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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섯의 모습

     

    2025년 가을, 강원 양양의 송이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전국적으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1kg당 161만 원이라는 사상 최고가가 형성된 이유는 폭염과 가뭄으로 인한 작황 부진, 공급 감소, 그리고 추석 명절 수요 급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본 글에서는 송이 가격 급등의 원인과 그로 인한 지역경제 파급 효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앞으로의 전망까지 살펴보겠습니다.

    폭염과 가뭄이 만든 ‘송이 대란’

    2025년 여름은 예년보다 기온이 2~3도 이상 높았고 강수량은 평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이러한 기상 환경은 송이의 발아와 생육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었습니다. 송이는 일정한 토양 수분과 온도, 통풍이 맞아야 발생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데, 올해는 폭염과 가뭄이 겹치면서 자생지의 토양 수분이 급격히 감소하고 균근 형성도 원활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산지 출하 물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었고, 가격은 급등했습니다. 산림조합중앙회에 따르면 10월 초 기준 양양 송이 1등급 공판가는 1kg당 161만 1200원으로 결정되었으며 이는 지난해 9월 최고가 160만 원을 넘어서는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같은 날 2등급은 69만 1200원, 생장정지품 36만 3500원, 개산품 35만 900원, 등외품 24만 5900원으로 형성되었습니다. 등급별 수매 물량은 1등급 6.82kg, 2등급 5.08kg, 생장정지품 18.44kg, 개산품 18.58kg, 등외품 67.58kg 등 총 116.5kg 정도로 보고되었는데, 고온·건조로 전반적인 발생량이 크게 줄었다는 방증입니다. 양양은 전국 송이 생산의 비중이 높은 핵심 산지이므로 이 지역의 생산 차질은 곧바로 전국 도매·소매가격에 연쇄적으로 반영됩니다. 송이는 인공 재배가 사실상 불가능하여 자연 채취량이 줄면 가격이 급등하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하며, 올해 현상은 일시적인 변동이라기보다 기후 리스크가 만든 구조적 문제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추석 수요와 유통 구조가 만든 고가 현상

    송이는 귀하고 향이 진한 고급 임산물로 추석 선물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에 가격 탄력성이 매우 높습니다. 2025년에도 추석을 앞둔 9월 말부터 산지 출하량이 줄고 수요가 몰리면서 경매가가 빠르게 상승했습니다. 양양 지역 공판장의 첫 경매가 진행된 9월 27일 이후 평균 거래가가 가파르게 오르며 상위 등급은 품귀 현상을 보였습니다. 대형 유통사는 고급 선물세트용 물량을 선점하기 위해 조기 매입과 사전 예약 판매를 병행했고, 일부는 호텔·한정식 업장과의 B2B 직거래를 확대했습니다. 그러나 공급 절대량이 부족해 도매가 상승분이 소매가에 거의 그대로 전가되는 ‘가격 전이’가 나타났습니다. 외식업과 선물세트 시장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송이 솥밥·버섯 한정식·프리미엄 코스 요리를 제공하는 음식점은 원재료 단가 급등으로 메뉴 가격 인상 또는 제공량 축소를 검토해야 했고, 백화점과 온라인몰의 선물세트는 고급형 위주로 구성되면서 중저가 제품의 선택지가 줄었습니다. 반면 생산자는 단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나, 기상 리스크와 자연 자원 의존도가 커 수익 변동성이 크다는 구조적 불안 요인을 안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송이 시장은 한정된 자연 자원, 계절적 요인, 명절 특수라는 세 변수가 겹치며 가격 변동성이 극대화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고, 올해는 세 변수 모두가 가격 상승 방향으로 정렬된 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역경제와 산림자원 관리의 과제

    양양 송이의 고가 현상은 지역경제에 양면적 파급을 가져옵니다. 단기적으로는 산림조합의 경매 수수료 수입이 늘고 산지 농가의 채취 수익이 증가하여 지역 상권에도 관광객·구매 방문객이 유입됩니다. 숙박·식음료·택배 물류·렌터카 등 연관 업종 매출이 동반 상승하는 ‘축제형 소비’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장기적 호황을 위해서는 자원 보전과 유통 신뢰도 제고가 선결 과제입니다. 지자체와 산림청은 채취 허가제와 지정 구역 관리, 미성숙 개체의 조기 수확 금지, 산림 훼손 방지 교육을 강화하고 있으며, 토양 유기물 복원과 배수·차광·미세기후 조절 등 자생지 관리 시범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송이는 소나무 뿌리와의 균근 공생이 핵심이므로 임분의 건강성이 떨어지면 생산량 회복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산불 예방, 병해충 모니터링, 휴식년제 도입 같은 장기 관리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유통 측면에서는 산지-도매-소매 이력 추적과 등급 판정 표준화, 실시간 경매 정보 공개가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산지 가격 급등 시 과도한 유통 마진이나 가짜 송이 혼입을 예방하고 소비자 신뢰를 높일 수 있습니다. 양양군은 매년 송이축제를 개최하여 지역 특산물 판매와 체험 프로그램, 경매 시연을 운영하고 있는데, 가격 급등기에도 체험 중심 프로그램을 강화해 ‘관광 수익 다변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단기 호황에 편중될 경우 수요가 위축되거나 대체재(양송이·표고·트러플 오일 등)로 이동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안정적 공급을 위한 산지 보전과 합리적 유통, 가격 정보 투명화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2025년 양양 송이 가격 급등은 단순한 계절적 변동이 아니라 기후변화와 자원 불균형, 명절 수요 집중이 맞물린 결과입니다. 폭염과 가뭄으로 작황이 부진했고, 한정된 물량에 추석 특수가 겹치며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산지와 유통업계가 수익을 얻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생지 생태 복원, 채취·유통 관리의 표준화, 데이터 기반 가격 정보 공개, 기후 리스크 대응형 산림 정책이 필수입니다. 

     

    노력이 병행될 때 송이는 일시적 이슈를 넘어 지속 가능한 지역경제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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